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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무차별 검사' 건강증명 아니다.
  • 글쓴이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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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필요한 항목 지속적 점검이 중요...

 

 

 요즈음 종합 검진을 하러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40대의 사망률이 세계 최고라는 신문보도를 보고 한번 건강을 점검해 보러 오는 사람, 이상구 건강법등 너무나 많은 건강논의에 슬그머니 생긴 건강염려증 때문에 오는 사람, 막연하게 건강이 안 좋은 것 같아 확인해 보러 오는 사람, ‘효도’하러 나이 드신 부모님을 모시고온 사람 등 모두들 마치 종합검진이 건강에 대해 현대의학이 줄 수 있는 최고의 보증인양 믿고 있다.


 종합검진은 진찰과 검사로 이루어진다. 1인당 20만원에서 30만원을 내고 여러 가지 질문이 적힌 설문지에 표시를 한 다음 간단한 진찰을 받고 시력·청력검사, 소변검사, 혈액검사, 대변검사와 가슴촬영, 심전도, 위 내시경검사나 위 X선 촬영, 초음파검사 등 각종 검사를 받는다.


 혈액검사는 빈혈, 백혈병, 간기능, 간염, 매독, 지방대사, 콩팥기능, 전해질 등을 알아볼 수 있다. 검사를 받은 사람은 2~3주일 뒤에 종합보고를 받게 되고 때로는 추가검사를 받게 되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검사 결과만을 가지고 정말 한 사람이 건강하다고 증명할 수 있을까? 아니 최소한 질병이 없다고 만이라도 할 수 있을까?


 불행히도 건강이나 질병은 그렇게 무 자르듯이 나누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 많은 검사들이 그대로 질병을 확인해 주는 것도 아니다. 검사가 모두 정상범위 안에 있을 때 의사는 “특별히 안 좋은 것은 없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을 뿐이며, 한두 개의 검사 수치가 정상이 아닐 때에도 그것은 그 사람이 나타내는 증상과 진찰 소견에 비추어보는 자료로서의 가치밖에 없다. 왜냐하면 전혀 병이 아니어도 한두 개의 검사수치가 비정산인 경우도 흔히 있으며, 실제로 병을 앓고 있어도 검사가 정상으로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강문제에 대한 진지한 상담도 없이 무차별하게 여러 가지 다양한 검사를 해서 감사수치가 정상이라는 것을 확인해 보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걱정하고 있는 것이나 불편한 것을 자세히 물어보고 그와 관계 있는 사항들을 체계적으로 진찰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실제로 이런 과정에서 의사의 진단이 80% 이상 나오게 되고 검사는 이러한 진단을 확인해보는 과정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검진이 ‘건강의 증명’으로 떠받들어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환자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많은 검사를 했으니 어딘가 이상이 있었으면 나타났을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이 있고, 의사 입장에서는 귀찮고 힘든 진찰보다는 편하고 수입에도 도움이 되는 검사에 의존하게 되는 태만이 종합검진의 신화를 키워나간다.


 종합검진을 받으러 병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필요할 때마다 찾아갈 수 있는 주치의에게 건강에 관한 문제를 자세히 상담하고 꼭 필요한 항목을 골라 검사를 받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문제가 발견되면 지속적인 점검을 받아야한다. 값비싼 상품을 구매하듯이 종합검진을 받는 것은 결코 건강을 보장해 주지 못하며 환자와 의사 사이의 신뢰에 기초한 계속적인 상담과 진료만이 의료의 남용과 과신을 벗어나 우리의 삶을 건강하게 지킬 수 있다.

 

* 본 자료는 한겨례신문에 <국민 건강>이라는 타이틀로 연속 게재되었던 양길승 원장의 칼럼입니다.

(게재일자 : 198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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