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외래를 보다보면 요통을 호소하며 진료를 보러 오시는 어르신들이 무척 많습니다.
이들 중 상당 수는 디스크와 관련이 없는 질환입니다.

“ 다행입니다. 디스크는 아닙니다”

라는 설명을 하며 환자의 수심어린 얼굴이 환한게 바뀔 것으로 기대하다가 실망할 때가 종종있습니다.

“ 디스크가 아닌 염좌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아플 수 있어요? ”

 환자분들은 심한 허리통증으로 병원을 찾서 비싼 검사를 했는데 디스크가 아닌 단순염좌라는 설명을 들으면 담당 의사가 실력이 없는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합니다. 나를 괴롭혀왔던 극심한 요통이 단순염좌에서 기인했다는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죠.

 허리를 구성하는 요소를 크게 3가지로 나누면 첫째 척추 및 골반뼈, 둘째 신경 및 디스크(추간판), 셋째는 근육과 인대 입니다. 이들 세 구성 요조중 어느 것 하나에 이상이 생겨도 허리통증을 유발 할 수 있습니다. 이들 중 가장 흔한 원인이 근육과 인대의 이상에서 생기는 허리통증입니다. 주로 심한 운동 후나 허리를 삐였을 때 많이 경험하게 되며 특별한 외상이 없이도 생길 수 있습니다. 허리 근육이 유연하지 못하거나 과 체중이신 분, 또는 비정상적 자세를 가지신 분들에게 많이 생깁니다. 허리는 신체 중에서도 가장 움직임이 많은 부분 중 하나입니다. 허리를 굽히고 피다가도 좌우로 돌리는 동작이 하루에도 수백 수천 번 이루어지는 부분이죠. 이에 따라 허리 근육도 수축과 이완이 부드럽게 반복되어야 하며 비로소 정상적 활동이 가능해 지는 것입니다. 만일 어르신들의 허리 근육이 매우 유연하지 못해서 일정 범위 내의 수축과 이완만 가능할 정도로 “뻐뻣” 한 상태에 있다면, 어느 순간  과도하게 허리를 굽히거나 피고, 또는 좌우로 돌리게 될 때 이들 뻣뻣한 허리는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범위의 운동을 경험하게 되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며, 결국 이들 허리 근육에 상처가 유발되게 되는 것입니다. 이들을 의학적 용어로 “염좌”라고 합니다. 염좌는 물론 이들 허리 근육의 유연성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만 지칭하지는 않으며, 허리 근육에서 기인한 통증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개인마다 차이가 많지만, 이들 염좌로 인한 통증은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달 또는 평생을 고생하시는 분도 간혹 있습니다. 염좌로 인한 고통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경우가 있어서 생활에 심한 지장을 초래하여 직장을 그만 두는 분도 계셨습니다 .

 염좌를 진단 받게 되면 흔히 병원에서 처방하는 3가지 치료가 있습니다. 하나는 약물 치료, 두 번째는 물리치료, 세 번째는 주사 치료이죠. 두세 가지를 한꺼번에 처방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치료 효과는 역시 개인마다 매우 다양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들 치료의 효과 및 필요성은 부정하지 않지만, 이들 보다 더 중요한 치료가 있다고 강력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바로 허리 유연성 운동입니다. 유연하지 못한 허리로 인해 기인된 염좌에 대한 이들 치료는 일시적이며, 추후 얼마든지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치료를 병행하지 않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치료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한편에는 고무 막대기가 있고 다른 편에는 나무 막대기가 있다고 가정해 보세요. 이들 두 막대기를 각각 양손으로 잡고 좌우앞뒤로 휘었을 때의 반응을 상상해보세요. 고무 막대기는 매우 유연하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없이 휘어지겠지만, 나무 막대기는 매우 뻣뻣해서 잘 휘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심하게 휘어버리다가는 결국 부러지게 됩니다. 허리 근육의 유연성 여부에 따라 당신의 허리는 고무막대기 일수도 있고 나무막대기 일 수도 있습니다. 허리 유연성 운동은 허리 근육 뿐 아니라 척추 간에 연결되어 있는 인대의 유연성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염좌로 인한 요통을 크게 방지해 줄 수 있습니다. 아울러 허리 근육과 인대가 매우 유연하신 분은 디스크(추간판탈출증)의 발생 위험이 현저히 줄기 때문에 이중 삼중 효과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허리 유연성 운동을 위해서는 참고 서적이나 인터넷사이트에서 유용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이들 유연성 운동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감량입니다. 두꺼운 나무막대기가 얇은 나무막대기에 비해 훨씬 덜 유연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또한 과체중과 비만은 허리의 기둥인 척추와 디스크, 허리근육에 심한 하중을 가하기 때문에 추간판 탈출 증을 비롯한 퇴행성 질환이나 염좌를 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위험인자입니다. 엄청나게 무거운 지붕을 받치고 있는 연약한 기둥을 상상해보세요.

 허리 스트레칭 운동과 체중 조절은 몸짱이 되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결과적으로 만성 요통을 확연하게 줄여주게 되어 삶의 질도 높여주는 역할을 하네요. 지금부터 어르신의 허리에 유연성을 높여주는 운동을 시작하세요. 시작이 반이랍니다!

○ 신경외과 이경석 전문의

문의) 녹색병원 신경외과 : 02-490-2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