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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 우울증 - 몸이 아프고 괴로운데 검사는 모두 정상이라면?
  • 글쓴이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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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답답하고 소화가 되지 않고 몸이 천근만근 무거운데 밤에는 잠을 못 자요. 저는 온몸이 다 망가진 것 같이 괴로운데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면 모두 정상이라고만 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에 방문한 어르신들로부터 흔히 듣게 되는 호소입니다. 이러한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청취해 보면 ‘노인성 우울증’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은 신체 여러 곳에서 고통을 느끼지만 이학적 검사 상 특별한 이상이 없고 내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오랫동안 복용해도 효과를 못 느끼는 경우, 혹은 총명하던 어르신이 갑작스럽게 인지력이 떨어져 보이거나 의욕을 잃고 일상생활을 못 하는 경우 ‘노인성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60세이상 노년층 100명 중 10명이 우울증

우리나라의 60세 이상 노년층에서 100명 중 10명 정도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이것만 해도 많은 숫자로 보이지만 이는 실제보다 낮게 측정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노인의 경우 우울증 증상을 신체적 증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고 또한 자신의 증상을 표현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혼자 거주하는 독거노인이나 노인부부로만 구성된 세대의 경우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노년층 세대의 어르신들이 정신건강의학과에 선입견을 가지고 방문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진단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노인성 우울증은 통계적으로 여성에서 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남성의 경우 알코올 중독이 여성에 비해 많이 나타나며 그 기저에 우울증이 깔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혼이나 별거, 낮은 사회경제적 수준, 가족 및 사회적 지지가 빈약한 경우, 그리고 예기치 못한 불행한 사건을 겪고 있는 경우, 일상생활을 어렵게 하는 심각한 신체적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 등이 우울증의 발병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스트레스 사건을 경험하지 않았음에도 노년기에 불현듯 우울증이 발병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노인성 우울증의 특징적인 증상

노인성 우울증의 특징적인 증상은 직접적으로 우울감을 표현하는 대신 ‘신체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즉 모호한 통증을 반복적으로 호소하거나, 기존에 이미 관리되고 있는 신체 질환에 대해 지나친 호소를 하거나, 혹은 발병하지 않은 질환에 대해 과도하게 염려하는 등의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신체적 불편감 외에도 수면에 대한 어려움이나 안절부절 하는 초조함이 흔하게 동반됩니다. 노인성 우울증에서는 또한 집중력과 기억력의 저하가 매우 흔하게 나타나며 가족들이 보기에는 갑자기 치매가 발병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노인성 우울증을 치매와 구분하여 진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검사와 자세한 병력 청취가 필요합니다.

노인성 우울증의 치료

우울증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제때 진단받고 적절히 관리해 나간다면 치료가 가능합니다. 노인들의 경우 약물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며 항우울제와 증상에 따른 기타 약물들을 처방 하게 됩니다. 약물치료와 병행하여 마음에 쌓아놓기만 하던 근심들을 대화로 풀어내는 정신과적 상담이 병행되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노인성 우울증은 만성화 되는 경우가 많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에 속합니다. 치료를 적절히 유지하지 못 하면 재발하는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우울증 치료를 적절히 받지 않았을 때 초래되는 가장 무서운 결과는 바로 자살입니다. 2020년 통계에서 우리나라는 하루에 평균 36.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젊은층보다 70-80대 이상 고령층에서의 자살률이 특히 높은 점이 우리 사회의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노인성 우울증의 치료는 정신건강의학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이 필요하며, 기존의 신체적 질환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체적 문제에 대한 치료도 적절히 병행되어야 하겠습니다. 환자로 방문하시는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가족들에 대한 교육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또한 우리 주변의 어르신들이 가진, 우울증은 젊은 사람들이 걸리는 병이라는 잘못된 편견을 없애고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는 것이 거리낄 일이 아님을 알려 심리적인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겠습니다.

글_녹색병원 이승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문의 : 녹색병원 정신건강의학과 02-490-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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