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20일 오전, 녹색병원 강당에서 재난‧산재 유가족‧피해자들(이하 ‘참사 피해자들’), 생명안전시민넷과 <재난‧산재 유가족‧피해자 의료지원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피해자 권리선언에 동참했습니다.
참사 피해자들은 사고 이후 극심한 정신적 고통과 진상규명 활동 등으로 건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며 다양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으나 의료지원 등 재난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의 지원제도는 전무합니다. 어렵게 특별법이 제정돼도 지원은 한정적이고 대상 역시 특정 재난에만 한정되어있습니다. 또한 산업재해와 관련해서는 산재 신청이 까다롭고 승인이 되기까지 기나긴 기간, 소송 등으로 필요한 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며 특히 영세사업장, 플랫폼 노동자, 불안정노동자들은 산재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산재로 자식이나 부모를 잃거나 본인이 다치게 되면 가정 해체가 다반사로 일어나지만 남겨진 가족에 대한 지원제도는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녹색병원은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건강 돌봄이 절실하다고 판단하여 당사자 및 가족에 대한 의료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3월 20일 협약을 기해 본격적으로 참사 피해자들의 질병 치료에 소요되는 비용 즉, 급여항목 100%, 비급여항목 30%(MRI 검사 및 예방접종비용은 50%)와 종합건강검진에 소요되는 비용 전액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안전시스템이 미비한 우리나라에서는 누구라도, 어느 순간에 참사 피해자가 될지 모릅니다. 모쪼록 이번 의료지원이 참사 이후 여러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는 피해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협약 및 선언식에는 생명안전시민넷 공동대표인 김훈 작가와 송경용 신부,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한혜경 씨의 어머니 김시녀 님, 태안화력발전 고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 김미숙 님, 고 이한빛PD 어머니 김혜영 님, 대구지하철참사 유가족, 세월호참사 유가족,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 경동건설 산재유가족, 한익스프레스 남이천물류창고 신축현장 산재 유가족 등 재난과 산재 참사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이 참석하여 ‘피해자의 권리’를 선언하고 ‘피해자 권리보장과 지원체계 제도화’를 촉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