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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여성의 건강관리와 골다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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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지 않던 갱년기, 나이와 함께 찾아온다 


자연은 호르몬의 지배를 받는데, 사람도 예외가 아니어서 인생의 단계마다 어쩔 수 없이 호르몬의 섭리에 따라가야 하는 처지가 되곤 합니다. 생로병사가 인생의 큰 그림이라면 그 내용은 호르몬에 의해 채워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갱년기는 폐경을 전후하여 40대 중후반부터 50대 초중반까지가 해당되는데, 난소가 퇴화되어 여성호르몬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시기입니다.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처음 나타나는 주된 증세는 안면홍조, 열감, , 불면, 불안, 짜증, 우울 등입니다. 중기로 갈수록 비뇨생식기 위축, 건조감 등이 오고, 말기에는 골다공증이 오게 됩니다.

 

뼈 속의 조용한 도둑골다공증

 

골다공증이란 폐경기 이후의 여성 또는 50세 이후의 남성에게만 한정해서 사용하는 용어로, 말 그대로 뼈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 부서지기 쉬운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여성호르몬의 주요 역할이 뼈를 녹지 않게 하는 것인데,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의 급감으로 골밀도가 현저히 낮아져 90세가 되면 40%까지 녹게 됩니다. 골다공증을 ‘silent thief’, 즉 뼈 속의 조용한 도둑이라 일컫는데, 그 이유는 뼈 속이 녹아내리는데도 아무 증세가 없어 골절이 올 때까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골밀도 검사의 T-score1 이상일 때 정상이며, ‘-1 ~ -2.5’는 골감소증, ‘-2.5 이하는 골다공증으로 분류합니다. 현재 골밀도 검사에서 우리나라 폐경기 여성의 20%만이 정상이고, 50%는 골감소증, 30%는 골다공증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여성 2명당 1명은 골절 경험을 하게 되고 인구의 노령화로 인해 2030년에는 우리나라 여성 중 절반이 50세 이상이 될 것이라고 하니, 적극적인 예방 관리가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골다공증의 범위가 확대되어 한번 골다공증 환자가 되면 약물 치료에 의해 수치가 올라가도 계속 골다공증 환자로 보는데, 이는 고혈압 환자나 당뇨 환자가 약물 관리로 정상 범위 안에 들어와도 평생 고혈압이나 당뇨를 관리해야 하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필요한 여성호르몬

 

그렇다면 이 조용한 침입자를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까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여성호르몬을 넣어 주는 것입니다.

 

여성호르몬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황체호르몬)이 있는데, 이들과 유사한 모양으로 만든 경구용 합성 호르몬제가 있습니다. 합성 호르몬제는 유방암 가능성, 뇌졸중 위험성 등의 논란이 있으나 그 빈도는 0.08%로 미미하고, 이 수치는 비만자의 유방암 가능성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오히려 대장암을 감소시키는 작용이 있어 대장암 발생이 높은 우리나라에 더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합성 호르몬제가 이미 발병한 유방암을 확대시키기는 하지만 유방암을 새로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합성호르몬은 티볼론으로 전체 사용량의 50% 정도나 되는데, 이것은 비교적 유방암에 안전합니다. 보통 폐경기부터 60세까지 복용하며, 60세 이후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여성호르몬을 복용하면서 골다공증 예방 외에 얻는 또 다른 효능은 폐경 후 찾아오는 중심성 비만을 완화시키는 것입니다. 복부에 살이 찌면 지방간이 생기고 근육에도 지방이 껴서 근육 힘이 떨어지게 되는데, 여성호르몬이 이를 어느 정도 방어해 줍니다. 근력은 낙상의 위험성을 줄여주어 골절의 위험을 낮추므로 매우 중요합니다.

 

골다공증 예방, 칼슘과 비타민D도 필요

 

호르몬제 외에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것은 칼슘비타민D’입니다. 칼슘은 11,000mg 정도 섭취를 권하는데, 세끼 한식 밥을 먹을 경우 500mg 섭취하게 되며, 200ml 우유 한잔이면 200mg 칼슘 섭취를 하게 됩니다(우유 1ml당 칼1mg을 함유한다고 봄). 식품으로 못 채우는 경우 칼슘제로 나머지를 보충해 주는데, 과량의 칼슘은 심장병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어서(‘칼슘 패러독스’)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하지 않도록 합니다. 1일 칼슘 섭취 최대량인 2,500mg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칼슘이 혈관 대신 뼈로 들어가도록 비타민 K2가 교통정리를 한다는 추정이 있습니다. 이를 함유하는 대표적 음식이 나또(낫또)입니다.

 

비타민D는 칼슘을 흡수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같이 복용합니다. 우리나라 골다공증 환자의 80%가 비타민D 결핍이라고 합니다. 혈중 레벨 30 이상이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평균은 15~18 정도입니다. 비타민D는 뼈 외에도 유전체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여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심장병을 낮추며, 항암작용까지 합니다. 한낮에 햇볕을 20분만 직접 쐬면 1일 필요량을 얻을 수 있으나, 우리가 바르는 썬크림과 유리창 덕분에 하루 필요량을 못 얻으니 약으로 복용해서 섭취해야 합니다. 혈중 레벨을 올리기 위해 처음 6개월~1년 정도는 매일 4,000단위를 복용하고, 그 이후에는 유지량으로 매일 1,000단위를 복용합니다. 1일 최대 섭취량은 4,000단위입니다.

 

그밖에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한데, 걷기, 달리기, 등산 등 체중이 실리는 운동이 좋고, 근육강화 운동, 밸런스 잡는 운동 등이 권장됩니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골다공증의 예방과 일반적 치료를 위해 노력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추가해야 합니다. 약물 치료는 골흡수 억제제골형성 촉진제가 있는데, 이들은 정확한 검사를 받고 의사의 처방에 의해 사용해야 합니다.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갱년기 이후 우리가 보내야 할 시간이 그동안 살아온 만큼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자유롭게 보행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우선 갱년기를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습니다.


 

_ 김지영 약사(녹색병원 약제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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